[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195)
비난수하는 맘 -김소월- 함께 하려노라, 비난수 하는 나의 맘, 모든 것을 한짐에 묶어가지고 가기까지, 아침이면 이슬맞은 바위의 붉은 줄로, 기어오르는 해를 바라다보며, 입을 벌리고. 떠돌어라, 비난수하는 맘이어, 갈매기같이, 다만 무덤뿐이 그늘을 어른이는 하늘 위를, 바닷가의. 잃어버린 세상의 있다던 모든 것들은 차라리 내 몸이 죽어가서 없어진 것만도 못하건만. 또는 비난수하는 나의 맘, 헐벗은 山 위에서, 떨어진 잎 타서오르는, 냇내의 한줄기로, 바람에 나부끼라 저녁은, 흩어진 거미줄의 밤에 매던 이슬은 곧 다시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함께하려 하노라, 오오 비난수하는 나의 맘이여, 있다가 없어지는 세상에는 오직 날과 날이 닭소리와 함께 달아나 버리며, 가까웁는, 오오 가까웁는 그대뿐이 내게 있거라!
2022. 5. 31.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193)
찬 저녁 -김소월- 퍼르스럿한 달은, 성황당의 군데군데 헐어진 담 모도리에 우둑히 걸리었고, 바위 위의 까마귀 한 쌍, 바람에 나래를 펴라. 엉기한 무덤들은 들먹거리며, 눈 녹아 황토 드러난 멧기슭의, 여기라, 거리 불빛도 떨어져 나와, 집 짓고 들었노라, 오오 가슴이여 세상은 무덤보다도 다시 멀고 눈물은 물보다 더더움이 없어라. 오오 가슴이여, 모닥불 피어오르는 내 한세상 마당가의 가을도 갔어라. 그러나 나는, 오히려 나는 소리를 들어라 눈석이물이 씨거리는 땅 위에 누워서, 밤마다 누워 담 모도리에 걸린 달을 내가 또 봄으로.
2022. 5. 29.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192)
무덤 -김소월- 그 누가 나를 헤내는 부르는 소리. 불그스름한 언덕, 여기저기 돌무더기도 움직이며, 달빛에, 소리만 남은 노래 서러워 엉겨라, 옛 祖上들의 記錄을 묻어둔 그곳! 나는 두루 찾노라, 그곳에서! 형적 없는 노래 흘러 퍼져, 그림자 가득한 언덕으로 여기저기, 그 누구가 나를 헤내는 부르는 소리. 부르는 소리, 부르는 소리, 내 넋을 잡아 끌어 헤내는 부르는 소리.
2022.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