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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학습/수능일일학습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193)

by 한량이 되고싶다 2022. 5. 29.

찬 저녁

-김소월-

 

퍼르스럿한 달은, 성황당의

군데군데 헐어진 담 모도리에

우둑히 걸리었고, 바위 위의

까마귀 한 쌍, 바람에 나래를 펴라.

 

엉기한 무덤들은 들먹거리며,

눈 녹아 황토 드러난 멧기슭의,

여기라, 거리 불빛도 떨어져 나와,

집 짓고 들었노라, 오오 가슴이여

 

세상은 무덤보다도 다시 멀고

눈물은 물보다 더더움이 없어라.

오오 가슴이여, 모닥불 피어오르는

내 한세상 마당가의 가을도 갔어라.

 

그러나 나는, 오히려 나는

소리를 들어라 눈석이물이 씨거리는

땅 위에 누워서, 밤마다 누워

담 모도리에 걸린 달을 내가 또 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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