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19 [고3, 수험생]080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중대가리풀 강우근 추적추적 내리는 비만큼 무거워진 마음을 조금 비워 보려고 절에 갔다. 자기를 비우고 낮추는 곳, 절이 절이 아니다. 절은 온갖 욕망들이 모여 들끓었다. 그걸 노리고 복을 파는 호객 행위로 절이 시끌시끌하다. 절 집 안 한 편엔 커다란 독재자의 영정이 걸려 있고, 그 맞은편엔 왕 회장의 영정도 그 만한 크기로 걸려 있다. 사람들은 무얼 빌면서 그 사진들 앞에서 고개를 주억거리는 걸까? 일엽초가 자라던 축대는 헐리고 대신 그 자리엔 십이 지신을 새겨 넣은 돌로 꾸며져 복을 바라는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중대가리풀이 자라던 절 가장자리도 파헤쳐져서 동전을 던져 넣는 연못 따위로 바뀌어 버렸다. 한 치 틈도 없이 여러 가지 맞춤형 '복' 상품들이 빼곡히 들어찬 절은 백화점과 다를 바.. 2022. 2. 5. [고3, 수험생]079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소리쟁이 강우근 냄새가 심하게 나는 하수구에서 소리쟁이가 자라고 있다. 소리쟁이는 물기가 있는 곳이면 길가나 하수구,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풀이다.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소리쟁이는 쑥쑥 줄기를 내서 다닥다닥 꽃송이를 매단다. 가슴까지 자라 오른 하수구 소리쟁이는 벌써 꽃이 지고 열매가 달리고 있다. 열매가 다 여물면 제 이름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열매를 떨어 소리를 낼 것이다. 열매를 다 떨구는 한겨울까지 쉬지 않고 바스락거릴 것이다. 소리쟁이는 이름 때문에 예전엔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자' 즉 예언자의 모습으로 보였다. 특히 한겨울 들판에서 넓은 잎을 펼치고 겨울을 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러했다. 그렇지만 거리에서 소리치는 자들이 제 밥그릇 챙기려고 깽판 치는 것쯤으로 매도되고, 조용히 .. 2022. 2. 4. [고3, 수험생]078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신갈나무 강우근 숲 속에서 가장 자주 만나되는 나무는 무엇일까? 지금은 신갈나무이다. ‘지금’이라고 했던 것은 전에는 다른 나무였다는 이야기고 또 그게 바뀌었다는 거다. 예전엔 소나무를 가장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신갈나무로 바뀌었다. 숲으로 가서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봐도 이런 변화를 눈치 챌 수 있다. 참나무 무리에 가려서 죽어가는 소나무를 쉽게 볼 수 있으니까. 이렇게 숲 주인이 소나무에서 참나무로 참나무 무리 가운데서도 신갈나무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흔히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참나무라 부른다. 그렇지만 정작 참나무란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따위 나무들을 묶어서 부를 때나 참나무라 하는 것이다. 신갈나무는 언제.. 2022. 2. 3. [고3, 수험생]077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미국쑥부쟁이 강우근 가을 들녘이 꼭 흰눈이라도 내린 듯 하얀 미국쑥부쟁이 꽃으로 덮여 버렸다. 미국쑥부쟁이가 춘천 중도라는 섬에서 처음 발견된 게 70년대 말이었다. 중도에서 발견되어 '중도국화'라고도 불렸던 미국쑥부쟁이라는 이름은 몇 년 전만 해도 여전히 낯선 이름이었다. 그러던 것이 요 몇 년 사이 점점 귀에 익숙해지고 있다. 꽃꽂이용으로 미국에서 들여온 미국쑥부쟁이가 들꽃으로 퍼져 나간 지 불과 이십 여 년 만에 가을 풍경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미국쑥부쟁이를 보면 지난 십 여 년 사이에 바뀌어 버린 우리 삶의 모습이 드러나 보인다. 사람 사는 둘레에서 사람들 사는 것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잡초 모습에서 사람들 모습이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우리 삶과 더불어 우.. 2022. 2. 2. [고3, 수험생]076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큰도꼬마리 강우근 겨울이 되면 산새들은 사람 사는 데로 먹이를 찾아 모여든다. 아파트 옆 공원은 박새나 오목눈이들이 아까시나무에서 단풍나무로 떼를 지어 우르르우르르 몰려다닌다. 팍팍하기만 한 사람 사는 이곳에 그래도 먹을 게 있나 보다. 지난 해 태어나 첫겨울을 보내는 어린 박새는 이 겨울을 잘 견디어낼 수 있을까? 참나무 가지 끝마다 겨울눈들이 단단한 가죽껍질을 쓰고 겨울을 나고 있다. 그 한 뼘쯤 아래엔 지난겨울 흔적이 흉터처럼 새겨져 있다. 박새한테나 참나무한테나 겨울이란 겨우겨우 견디어내야 하는 힘든 때이다. 한해살이풀들이 풀씨를 남기고 바삭바삭 말라가고 있다. 이것들은 풀씨로 겨울을 나는 것이다. 땅에 떨어진 풀씨는 새로운 삶을 품고 있다. 그러나 어디로 날아갈는지 날아간 곳이 뿌리내.. 2022. 2. 1. [고3, 수험생]075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개여뀌 강우근 빈 터에 자라던 풀들이 조금씩 말라가고 있다. 그 마른 풀 아래엔 벌써 뽀리뱅이, 개망초, 지칭개 같은 두해살이풀들이 자라나서 겨울 추위와 맞설 채비를 다 마쳤다. 마른 풀들은 겨울을 나야 하는 두해살이풀들에게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줄 것도 같다. 마른 풀 아래에 유난히 두해살이풀들이 많이 자라 올라온 게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말라가는 풀들 사이에는 개여뀌가 시들지 않고 여전히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초여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던 게 아직까지 싱싱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개여뀌만큼 흔한 풀도 드물 게다. 늦가을 들녘은 온통 개여뀌 밭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밭이며, 다른 풀들이 시들어 버린 자리를 개여뀌가 몽땅 차지하고서 붉게 물들여 버리고 만다. 늦가을.. 2022. 1. 31. [고3, 수험생] 074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원추리 강우근 장맛비 속에서도 원추리 꽃이 활짝 피었다.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더니 정말 마음까지 환해지는 느낌이다. 빗물에 젖어 을씨년스러워진 아파트 단지에 핀 원추리는 더 도드라져 보인다. 전에는 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원추리가 언제부턴지 우리 생활 안에 자리 잡았다. 봄이면 시장에서 원추리나물을 쉽게 볼 수 있고, 음식점에서도 초고추장으로 무친 원추리나물이 심심찮게 나온다. 또 아파트 단지 둘레나 공원 길가에 울타리처럼 심어 놓아 이맘때면 꽃 사태를 이룬 원추리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보리 싹처럼 생긴 원추리나물만 보고서는 여름에 이렇게 화사하게 꽃 피는 모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원추리 꽃이 핀 옆에 있다 보면 '그 나물에서 이런 꽃이 핀다 말이야!' 하는 감.. 2022. 1. 30. [고3, 수험생]073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일본목련 강우근 쫓기듯 지내다 오랜만에 가서 보는 숲은 계절을 하나쯤 건너 뛴 듯 확 바뀌어 있다. 나무는 낙엽을 다 떨구었다. 숲 속에 뒹구는 낙엽 가운데서 일본목련 낙엽이 눈에 띈다. 잎이 워낙 커서이기도 하거니와 잎 앞면이 검고 뒷면이 하얘서 눈에 더 도드라져 보인다. 낙엽 한 장 길이가 50센티미터쯤은 될 것 같다. 아파트 둘레 숲에는 요 몇 년 사이 일본목련이 부쩍 많이 자라는 것 같다. 일본목련은 5∼6년만 자라도 웬만한 나무들이랑 어깨를 겨룰 만큼 그 자람이 빠르다. 일본목련은 잎이 큼직한 데다 어린 나무일수록 더 큰 잎을 낸다. 어린 일본목련 잎은 잎자루까지 치면 60센티미터가 넘게 크게 자란다. 이런 잎들이 가지 끝에 빙 둘러 자라면 마치 커다란 우산을 펼쳐 놓은 거 같다. 어.. 2022. 1. 29. [중3] 삼각비(2022)교재 이전 교재가 맘에 안들어 다시 만들었다. 내용에 수학1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있다. 2022. 1. 28.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3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