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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088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지칭개 강우근 입춘이 지나니 확실히 바람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발에 밟히는 흙 느낌도 다르다. 들로 나가서 푹신푹신한 흙을 밟으면 왜 봄은 '오는' 게 아니라 '일어서는' 건지 알 수 있다. 발효되어 부풀어 오른 빵처럼 땅이 일어서고 있다. 이스트가 밀가루를 부풀리듯 땅속 미생물들이 땅을 발효시켜 부풀어오르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발효되면서 나는 열 때문에 일어서는 땅은 더욱 봄을 재촉하게 되나 보다. 땅이 일어서면 풀들도 덩달아 일어선다. 이미 지난 가을 싹이 터서 봄을 품고 겨울을 난 풀들이 기지개를 켜듯 일어서고 있다. 땅바닥에 잎을 바짝 붙이고 겨울바람을 견뎌낸 냉이, 망초, 지칭개, 꽃다지 따위 두해살이풀들이 땅바닥에서 잎을 떼고 일어선다. 풀들 가운데선 벌써 작은 꽃봉오리를 오.. 2022. 2. 13.
[고3, 수험생] 086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꽃마리 강우근 겨울을 견디어낸 것들이 모두들 기어 나와 봄맞이 잔치를 벌인다. 산 속과 산 아래에서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서로 견주어 뽐내기 하듯 다투어 꽃을 피워대고 그 나무 아래 볕 좋은 곳에서 냉이와 꽃다지가 흰색, 노란색 꽃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봄 잔치가 시작되었다. 파리랑 벌들이 윙윙 날아들었다. 무당벌레, 노린재가 냄새를 풍기며 잔치에 끼어 들었다.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린 무당벌레 두세 마리는 결국 이 잔치에 끼지 못했다. 이른 봄 꽃 잔치가 화려하거나 푸짐하지는 않다. 화려한 봄 꽃 잔치는 진달래, 벚꽃이 꽃피는 봄 2막에서나 시작된다. 겨우겨우 겨울을 난 것들이 벌이는 이른 봄 꽃 잔치, 가난한 이들이 아껴 모아 소박하게 벌이는 잔치처럼 작고 수수하다. 이 조촐한 잔치는 흥.. 2022. 2. 12.
[고3, 수험생] 087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리기다소나무 강우근 지난 겨울이 추웠던 탓에 봄이 조금 늦다. 계곡엔 얼음이 드문드문 남아 있고 생강나무는 아직 꽃피지 않았다. 산개구리들만 짝을 찾아 흐느끼듯 울어대고 있다. 겨울 흔적이 다 사라지기 전에 소나무 얘기를 해야겠다. 소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늘 거기 있지만 겨울이 아니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넓은잎나무들이 잎을 다 떨구고 나면 소나무는 조그만 나무 한 그루까지 모두 모습을 드러낸다. 갑옷 같은 나무 껍질을 두르고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겨울 숲을 지키는 장수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소나무는 겉모습처럼 강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숲 속 소나무는 넓은잎나무와 자리다툼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소나무는 공해나 병충해에도 약하다. 지.. 2022. 2. 11.
[고3, 수험생] 085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개나리 강우근 옥수수 창고가 터져 팝콘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는, 어느 영화 한 장면처럼 개나리꽃은 순식간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며 꽃핀다. 예전엔 개나리를 '튀밥꽃'이라 불렀다. 보릿고개가 시작되고 한 해 농사일이 시작되는 이맘때, 허리를 펴면 하늘도 노래지는 이때, 마을이며 들과 산이 온통 신기루처럼 개나리꽃으로 덮이면 한번쯤은 그게 옥수수가 튀겨진 것으로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역시 배고픈 이들에겐 다 먹을 것처럼 보이나 보다. 개나리라는 이름은 나리꽃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나리꽃보다 꽃송이가 작고 수수하지만 개나리는 나리꽃처럼 꽃을 한두 송이 피우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수천수만 송이 꽃을 피워 나리꽃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수수하지만 여럿이 함께 꽃 피어서 아름다운 개나.. 2022. 2. 10.
[고3, 수험생] 084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양지꽃 강우근 산과 들이 만나는 곳은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그 꽃들을 쫓아 더 많은 벌레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국수나무, 산딸기, 붉나무, 진달래, 철쭉이 어울려 숲을 둘러싸고 있고 그 떨기나무 아래엔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이 피었다 지고 현호색도 피었다 지고 지금은 노란 양지꽃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 양지꽃은 그 품이 빈대떡보다 큼직하다. '양지꽃'이란 이름은 정말 양지꽃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햇볕 따스한 봄날 산이나 들 양지바른 곳에서 꽃피고 있는 양지꽃을 보고 있자면 그 이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양지꽃은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겨울에도 햇볕 잘 드는 곳에서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양지꽃을 볼 수 있다. 지난 해 자랐다가 시든 마른 .. 2022. 2. 9.
[고3, 수험생]083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벼룩나물 강우근 벼룩나물이 코딱지 만한 잎을 닥지닥지 달고 줄기를 뻗으며 논둑을 뒤덮고 있다. 작은 잎이 마주 달린 줄기 끝에서 언제부턴가 조그만 꽃들이 다닥다닥 피고 있다. 워낙 줄기가 가늘고 잎새가 작아서, 이 조그만 꽃송이조차 벼룩나물한테는 버거워 보인다. 같은 석죽과에 속하고 모양새도 비슷한 별꽃이나 점나도나물이 바로 옆에서 같이 자라고 있다. 별꽃이나 점나도나물은 줄기가 조금 굵고 잎도 더 크다. 꽃받침 잎도 커서 꽃이 그다지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벼룩나물 꽃잎은 별꽃보다 더 도톰한 데다 잎새가 자잘해서 한창 피어 있을 때는 하얀 꽃만 드러나 보여 마치 꽃꽂이용 안개꽃이 피어 있는 것 같다.(안개꽃도 벼룩나물과 같은 석죽과에 속하는 코카사스 원산 원예종이다.) 벼룩나물이라는 이름이.. 2022. 2. 8.
[중3]원교재 중3 원교재 원과 비례 포함 약 400문항 2022. 2. 7.
[고3, 수험생]082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개미자리 강우근 요즘은 다들 큰 걸 좋아하는 것 같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타워팰리스를 최고의 주거 공간으로 동경하고, 자동차나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따위도 이왕이면 큰 걸 찾는다. 사람들은 대형 할인 매장으로 몰려가 쇼핑하는 걸 주말 나들이 삼게 되었다. 그 바람에 구멍가게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키를 크게 하기 위해 다리를 자르는 수술까지 하는 걸 보면 요즘 큰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은 가히 병적이다. 공룡처럼 커져만 가는 이런 삶을 지탱해 나갈 만큼 지구는 크지 않다. 고삐 풀린 욕망이 휩쓸고 간 자리에 개미자리가 자라고 있다. 차들이 무섭게 질주하는 길가나 높아만 가는 아파트 건물 아래 틈새에 개미자리가 자라고 있다. 티끌처럼 작은 개미자리를 보면 지구가 아직 끝장나.. 2022. 2. 7.
[고3, 수험생]081 수능대비 일일학습 들꽃이야기-주름잎 강우근 봄풀들이 봄과 함께 져 버렸다. 둘레에서 자라던 냉이와 꽃다지는 씨앗을 다 흩뿌리고 누렇게 말라 꽃대만 앙상하다. 그렇게나 기세 좋게 자투리땅을 모두 차지하던 꽃마리, 갈퀴덩굴은 꼭 서리라도 맞은 듯 허옇게 세어 버렸다. 씀바귀는 꽃 피우는 일을 마치고 한가롭게 씨앗만 날리고 있다. 극성스레 뻗어나가며 자라던 봄풀들이 이렇듯 한순간 져 버리고, 지난 겨울부터 여름을 기다려 온 개망초 따위 여름 들꽃들이 무성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하얀 개망초 꽃이 빈 터를 덮고 그 아래 애기수영이랑 토끼풀이 어느새 수북수북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있다. 빈 터 둘레에는 메꽃이 뒤엉키어 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다. 이 초여름 들꽃 틈에서 지난 봄 내내 꽃을 피우던 주름잎이 아직까지 피로한 기색 없이 싱.. 2022.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