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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학습/수능일일학습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188)

by 한량이 되고싶다 2022. 5. 24.

<< 사람이 살고 있었네 >>

 

-김남주

 

이북 사람하고 우리하고 싸우면

우리가 판판이 이기겄습디다

 

이 말은 서해바다 먼 바다 연평도에서 조기잡이하다가

납북되어 한 일 년 이북에 억류되어 살다가

대한민국 알뜰하고 살뜰한 그 자유의 품으로 돌아와

처자식 보고 싶은 남해바다 섬마을에는 살지 못하고

전라도라 어디 열 길 담장 너머에서

한 십 년 만기로 징역살이하고 있는

어느 늙은 어부의 이야기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릅니다

이북 사람하고 우리하고 싸우면

우리가 판판이 이기겄습디다 하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이 같은 늙은 어부의 말을 듣고

그러나 나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안심의 깊이와 그 내력을

영악하기가 백 년 묵은 여우쯤으로 되어야

남한테 아니 홀리고 제것이나마 챙길 수 있다는 당신 앞에서는

뻔뻔스럽기는 천 년 묵은 잔나비 같고 그 똥구녁 같고

사나웁기는 들짐승 발톱을 닮아야 그래야

제것 남에게 아니 뺏기고 밥이라도 한 술 배차게 먹을 수 있다는

당신 앞에서는

삶의 터전이 흡사 전쟁터와도 같아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가 제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이북을 경쟁과 대결의 대상이 아니라

화해하고 협력하는 민족공동체라 선언해놓고

누가 있어 이북 사는 사람 모양을 한마디라도 좋게 말하면

그것을 이적행위로 단죄하고 잡아가두는 당신 나라의 법률 앞에서는

 

* '사람이 살고 있었네' 는 [창작과비평] 1989년 겨울호에 실린

황석영의 글 제목이다.

 

 

188일수능선택미적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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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일수능선택기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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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일수능선택확통.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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