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를 보면서 >>
-김남주
제비꽃을 만지작거리는 아기의 손가락
봄바람에 한들한들 춤추는 고사리 같고
장다리밭에서 나비를 쫓는 아기의 눈동자
초롱초롱 빛나는 것이 초저녁의 샛별 같고
하늘 향해 두 팔 벌리고 기지개를 켜는 품은
비 온 뒤 쑤욱쑤욱 자라나는 죽순 같네
오 여보게 친구 우리 아기 좀 보게
어서어서 키워서 그 손에 호미를 쥐어줘야겠네
어서어서 키워서 그 손에 괭이를 쥐어줘야겠네
봄이면 들에 나가 나물이나 캐먹고 살라고 그러는 게 아니네
가을이면 산에 올라 칡뿌리느 캐먹고 살라고 그러는 게 아니네
콩나물 한 그릇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서울이 무서워서 그러네
별 하나 아름답게 키우지 못한 서울 하늘이 저주스러워서 그러네
고기 한 마리 병들지 않고 살지 못하는 서울의 강이 싫어서 그러네
우리 아기 고운 아기
나물이나 뜯어먹고 칡뿌리나 캐먹고 평생을 가난하게 살지언정
맑은 물 맑은 공기 푸른 하늘과 가까이 벗하며
흙과 더불어 시골에서 살았으면 싶어서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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