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감 >>
-김남주
어서 가야지 어서 가야지
자식들 고상 덜 시키고 어서 가야지
사람들 곁에 있으나 없으나 혼자 중얼거리며
북망산천을 오르내리는 아랫마을 황영감
여든 고개 넘기고 올해도 봄밭에 나와
곡괭이로 웬 구덩이를 판다
한 자 반만큼 깊게는 파서 두엄을 깔고
그 위에 다시 합수를 찌끌고 흙을 덮고 그러더니
한 그루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그제서야 허리를 펴고 하늘을 보고
저만큼에서 소를 먹이고 있는 손주를 불러
차렷자세로 세워놓고 이르신다
순동아 이것 내가 심은 단감나무다
너도 크고 나무도 크고 어서어서 커서
먼 훗날에 주렁주렁 감이 열리면 내 몫까지 따먹어라
마침 지나가는 길손이 있으면 그를 불러
함께 와서 따먹게 하고……
무릇 먹고 마시고 하는 것은 옛부터
남몰래 혼자 먹는 게 아니란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나눠먹어야 제맛이란다
암 그래야 하고말고
그래야 이웃간에 우정이 도타와지고
세상도 시끄럽지 않단다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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