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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학습/수능일일학습350

[고3, 수험생]008일 일일학습(수능대비) 꼬리박각시 강우근 올가을엔 마을에 행사가 많다. 해가 갈수록 축제와 공연은 늘어가고 규모도 커지는데, 정작 내용은 다른 지역에서 하는 여느 축제나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만그만하게 닮아간다. 관이 이끌고 가니 행사가 다 어슷비슷해진다. 소박하지만 그래도 주민 스스로 만들었던 행사들은 시나브로 사라졌다. 마을 행사 준비로 바쁜 탓인지 이달 마을걷기에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세 명이 길을 걷는다. 길을 걷다 개울 옹벽에 벽화를 그리고 있는 마을 주민을 만났다. 벽화는 관이 발주한 시공 업체에서 밑그림을 주어 그걸 그대로 베껴 그리는 것이고, 작업은 대부분 재능 기부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벽화 그리는 이의 표정엔 즐거움이 없다. 이 개울은 몇 해 전 청계천처럼 공사를 해서 중랑천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 2021. 11. 26.
[고3, 수험생]007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검은다리실베짱이 강우근 지름길을 피해 어슬렁어슬렁 돌고 돌아 텃밭으로 간다. 자꾸 빨라지려는 걸음을 붙잡아 세우며 느릿느릿 걷는다. 느리게 걸으며 길가 구석구석 숨어있던 것들이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낸다. 길가에 지천으로 자란 개여뀌가 보이고, 분홍색 개여뀌 꽃이삭이 보이고, 꽃이삭에 붙어서 꽃을 먹고 있는 검은다리실베짱이가 보인다. 검은다리실베짱이는 위험을 느꼈는지 훌쩍 날아 몇 걸음 옆 강아지풀 더미 속으로 숨는다. 다시 살며시 다가간다. 검은다리실베짱이는 몸색깔이 풀색이라서 풀잎에 숨어있는 것을 찾으려면 잘 살펴보아야 한다. 몸은 강아지풀 잎사귀 끝처럼 늘씬하고, 기다란 뒷다리는 검다. 그걸 보면 왜 검은다리실베짱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검은다리실베짱이는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 2021. 11. 25.
[고3, 수험생]006일 일일학습20211124 섬서구메뚜기 강우근 지난 여름 잠깐동안 내버려두었던 텃밭은 온통 풀로 덮였다. 바랭이, 강아지풀, 방동사니, 털별꽃아재비, 개비름, 쇠비름, 질경이... 좁은 텃밭에 가지가지 풀들이 많이도 자랐다. 김장배추와 무를 심으려고 풀을 거두어낸다. 온갖 벌레들이 날고 기고 튀어서 달아난다. 여러종류의 거미와 개미, 먼지벌레, 무당벌레, 아주 작은 잎벌레종류, 꽃등에, 호박벌, 배추흰나비, 남방부전나비,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우리가시허리노린재, 극동귀뚜라미, 땅강아지, 검은다리실베짱이, 사마귀, 벼메뚜기, 방아개비 그리고 섬서구메뚜기. 배추와 무, 두작물을 심으려고 땅을 갈면서 참 많은 풀을 베어내고 벌레들을 쫓아낸다. 농업의 본질은 파괴라고 외치는 농사꾼이자 환경운동가기도 한 리어키스의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그.. 2021. 11. 24.
[고3, 수험생]005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큰이십팔점무당벌레 글․그림 강우근 텃밭에 가면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비가 쏟아진다. 내리기 시작한 비는 양동이로 들이붓듯 억수같이 쏟아진다. 여름 내내 비가 오락가락한다. 지난봄엔 가뭄 때문에 흙먼지가 폴폴 날리던 밭은 곤죽이 되어 버렸다. 발이 쑥쑥 빠지는 밭에서 이젠 길고 끔찍했던 가뭄은 어림조차 되지 않는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텃밭 농사는 엉망이 되었다. 이런 날씨에 낭패를 당한 건 사람뿐이 아닌 모양이다. 긴 가뭄과 뒤이어 계속되는 폭우 때문인지 텃밭에 벌레가 눈에 띄게 줄었다. 어스름해지면 수십 마리가 떼로 달려들어 물어대던 모기의 극성이 훨씬 덜해졌다. 올해 말라리아 발병이 예년에 견주어 70퍼센트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그만큼 모기가 줄었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잠자리.. 2021. 11. 23.
[고3, 수험생]004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왕바다리 강우근 휴가 삼아 온가족이 처가에 갔다. 휴가를 왔으니 가까운 뒷산에라도 가야 하지 않겠냐고 아이들을 부추겨 보지만, 한낮 땡볕이 무서운지 집을 나설 낌새가 없다. 오히려 문을 꽁꽁 닫더니 에어컨을 틀고 TV 앞에 드러누워 버렸다. 아이들에게는 그게 더 피서가 될 것도 같아 내버려 두고 혼자 밖으로 나왔다. 덥다, 조금 움직였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바람이 잘 부는 그늘을 찾았다. 마당 어귀 바람길을 찾아 자리 잡고 앉으니, 먼저 와 있는 게 있었다. 바람이 지나는 벽 처마 아래에 왕바다리 열대여섯 마리가 모여 있다. 왕바다리는 말벌 무리에 드는 쌍살벌 종류이다. 쌍살벌을 ‘바다리’라고 한다. 왕바다리는 한국산 쌍살벌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고, 집도 가장 크게 짓는다. 그래.. 2021. 11. 22.
[고3, 수험생]003일 수능대비 일일학습 남색초원하늘소 강우근 텃밭 옆 화원 너른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국화 순 따는 일이 한창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화분의 국화 순을 하나하나 사람 손으로 따야 한다. 조금씩 자랄 때마다 거듭거듭 순을 따 국화를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간다. 이 일은 이제 반 뼘 남짓 자란 국화가 다 자라서 팔려나가는 가을까지 계속 될 것이다. “국화 꽃 한 송이 피우려면 정말 손이 수도 없이 가야 해요.” 화원에서 품을 팔고 계신 이웃 텃밭 아주머니 말이다. 가을 국화 향기에는 한여름 내내 찜통 같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흘린 노동자 땀내가 배어 있다는 걸 알았다. 비닐하우스 둘레에는 심지도 가꾸지도 않았는데 절로 자라서 지천으로 꽃 핀 국화도 있다. 들국화 종류인 개망초다. 비닐하우스 옆에 자라던 개망초는 다 베어졌지만, 손이 닿.. 2021. 11. 21.
[고3, 수험생]002일 일일학습 뽕나무이 강우근 6월은 맛있는 달이다. 6월 내내 버찌, 뜰보리수, 앵두, 오디, 산딸기가 다투어 익는다. 긴 가뭄에도 아랑곳없이 까만 열매는 까맣게, 빨간 열매는 빨갛게 탱글탱글 잘도 익었다. 6월은 아이 어른 가리지 않고 무조건 데리고 나가서 버찌, 앵두, 오디를 따 먹었다. 청소년 희망 텃밭 아이들을 데리고 텃밭 둘레 산벗나무 아래로 가서 버찌를 따 먹었다. 까칠한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라서 버찌를 먹기나 할까하고 지레 걱정했는데, 달콤쌉싸름한 버찌 맛을 본 아이들은 산벗나무 밑을 떠날 줄을 모른다. 혓바닥이 까맣게 되도록 버찌를 따 먹었다. 완주군청 뒤쪽 너른 뽕나무밭엔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인문학 강의 참석자들을 데리고 가서 오디를 따 먹었다. 누에를 치던 시절엔 귀하게 여겼을 뽕나무밭을 건물과.. 2021. 11. 20.
[고3, 수험생]001일 일일학습 (수능대비) 솔잎혹파리 강우근 지난 6월 5일, 서울 남산에는 솔잎혹파리먹좀벌 4만 마리가 날아올랐다. 솔잎혹파리먹좀벌은 솔잎혹파리 천적이다. 서울시는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은 남산 소나무를 살려내려고 경상북도에 요청해서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에서 인공 번식시킨 솔잎혹파리먹좀벌을 무상 지원 받았다. 솔잎혹파리먹좀벌은 이날 새벽에 KTX로 빠르게 옮겨져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은 남산 남쪽 산자락에 풀어 놓여졌다. 깨알만한 이 기생벌은 솔잎혹파리 알을 찾아가서 맨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알을 낳고 죽을 것이다. 솔잎혹파리먹좀벌은 남산 소나무를 지켜 낼 수 있을까? 솔잎혹파리는 소나무재선충, 솔껍질깍지벌레와 소나무 3대 병해충으로 꼽힌다. 40년 전까지만 해도 소나무를 가장 괴롭혔던 병충해는 송충이였다. 송충이는 솔나방 애.. 2021.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