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물까치
(동화시)
-백 석-
뭍에 사는 까치
배는 희고 등은 까만 새
물에 사는 물까치도
배는 희고 등은 까만 새
까치와 물까치는
그 어느 날
바다'가 산'길에서
서로 만났네
까치와 물까치는
서로 만나
저마끔 저 잘났단
자랑하였네
까치는 긴 꼬리 달싹거리며
깍깍 깍깍깍 하는 말이
내 꼬리는 새까만 비단 댕기
물까치는 긴 부리 들먹거리며
삐삐 삐리리 하는 말이
내 부리는 붉은 산호 동곳
깍깍 깍깍깍 까치 말이
내 집은 높다란 들메 나무
맨맨 꼭대기에 지었단다
삐삐 삐리리 물까치 말이
내집은 바다우 머나 먼 섬
낭떠러지 끝에 지었단다
깍깍 깍깍깍 까치 말이
산에 산에 가지가지 새는 많아도
벌레를 잡는데는 내가 으뜸
삐삐 삐리리 물까치 말이
바다에 가지가지 물'새 많아도
물 속 고기 잡는데는 내가 으뜸
깍깍 깍깍깍 까치 말이
나는 재간도 큰 재간 있지―
우리 산'골 뉘 집에 손님 올 걸
나는 먼저 알구
알려 준다누
삐삐 삐리리 물까치 말이
나두나두 재간 있지 큰 재간 있지―
우리 개포 바다에 바람이 불 걸
나는 먼저 알구
알려 준다누
깍깍 깍깍깍 까치 말이
너는 아무래야 보지 못했지
우리 산'골 새로 된 협동조합에
농짝 같은 돼지를 보지 못했지
삐삐 삐리리 물까치 말이
너는너는 아무래야 보지 못했지
물 건너 저 앞 섬 합작사에
산 같이 쌓인 조기 보지 못했지
까치는 꼬리만 달싹달싹
한동안 잠잠 말이 없더니
갑자기 깍깍깍 큰 소리 쳤네―
그래 나는 우리나라 많은 곳곳에
새로 선 큰 공장 높은 굴뚝마다에
뭉게뭉게 피여나는 검은 연기 보았지
물까치는 부리만 들먹들먹
한동안 잠잠 말이 없더니
갑자기 삐리리 큰 소리 쳤네―
그래 나는 우리나라 넓고 넓은 바다에
크나큰 통통선 높은 돛대마디에
펄펄펄 휘날리는 풍어기를 보았지
그러자 까치는 자랑 그치고
기다란 꼬리를 달싹거리며
물까치야, 물까치야
서로 자랑 그만하자
너도 잘난 물'새
나도 잘난 산'새
너도 우리나라 새
나도 우라나라 새
우리나라 새들 다 잘났구나!
이 말 들은 물까치
자랑 그치고
기다란 부리를 들먹거리며
서로 자랑 그만하자
너도 잘난 산'새
나도 잘난 물'새
너도 우리나라 새
나도 우리나라 새
우리나라 새들 다 잘났구나!
바다'가 산'길에서
서로 만나
저마끔 저 잘났단
자랑하던
까치와 물까치는 훨훨 날았네―
뭍으로 바다로
쌍을 지어 날았네―
크고도 아름답게 일떠서는
우리나라
모두모두 구경하러
훨훨 날았네
모두모두 구경하러
쌍을 지어 날았네
(1955.12)
출처:《꽃초롱》(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6.12. pp.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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