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미와 넙치
백석
옛날도 옛날
바다나라에
사납고 심술궂은
임금 하나 살았네.
하루는 이 임금
가재미를 불렀네,
가재미를 불러서
이런 말 했네―
(가재미야 가재미야,
하루 동안에
은어 3백 마리
잡아 바쳐라.)
이 말 들은 가재미
어이없었네,
은어 3백 마리
어떻게 잡나!
하루 낮, 하루 밤이
다 지나가자
임금은 가재미를
다시 불렀네―
(은어 3백 마리
어찌 되었나?)
이 말에 가재미
능청맞게 말했네
(은어들을 잡으러
달려갔더니
그것들 미리 알고
다 달아났습니다.)
이 말 듣자 임금은
독 같이 성이 나
가재미의 왼뺨을
후려갈겼네.
임금의 주먹바람
어떻게나 셌던지
가재미의 왼눈 날아
바른쪽에 가 붙었네.
가재미는 얼빠진 듯
물밑 깊이 달아나
모래 파고 들어 박혀
숨어 버렸네.
사납고 심술궂은
바다나라 임금은
이리저리 가재미를
찾고 찾으나
가재미는 꼭꼭 숨어
보이지 않았네.
다음날 임금은
넙치를 불렀네,
넙치를 불러서
이런 말 했네
(넙치야, 넙치야,
하루 동안에
장치 3백 마리
잡아 바쳐라.)
이 말 들은 넙치
어이없었네,
장치 3백 마리
어떻게 잡나!
하루 낮, 하루 밤이
다 지나가자
임금은 넙치를
다시 불렀네―
(장치 3백 마리
어찌 되었나?)
이 말에 넙치는
능청맞게 말했네
(장치들을 잡으러
달려갔더니
그것들 미리 알고
다 달아났습니다.)
이 말 듣자 임금은
독 같이 성이 나
넙치의 바른뺨을
후려 갈겼네.
임금의 주먹바람
어떻게나 셌던지
넙치의 바른눈 날아
왼쪽에 가 붙었네.
넙치는 얼빠진 듯
물밑 깊이 달아나
모래 파고 들어 박혀
숨어 버렸네.
사납고 심술궂은
바다 나라 임금은
이리저리 넙치를
찾고 찾으나
넙치는 꼭꼭 숨어
보이지 않았네.
가재미도 넙치도
이때로부터
물밑 모래판을
떠나지 않네.
이제는 바다나라
복된 나라,
사납고 심술궂은
임금도 없네.
그러나 옛일이
그대로 무서워
가재미와 넙치는
떠나지 않네,
물밑 모래판을
더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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