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의 잠 >>
-김남주
밥을 달라고 그러는지
돼지가 꽥꽥 악을 쓴다
시끄러워 책을 읽다 말고 밖으로 나가
바가지를 찾아 들고 돼지에게로 다가가자
그는 거품을 하얗게 물고 끙끙거린다
썩은 감자며 호박씨며
알이 덜 여문 옥수수가 둥둥 떠 있는
구정물을 바가지로 퍼주자
그는 대가리를 처박고 먹기 시작한다
우적우적 수수깡을 깨물랴
꾸륵꾸륵 구정물을 삼키랴
그는 정신없이 바쁘다
젖꼭지를 찾으려고 빽빽거리는
새끼들의 울음마저도 잊은 지 오래다
핏발 선 눈
씩씩대는 코
탐욕스런 입
살진 목덜미
축 처진 배
이제 그는 짧은 다리로는
더 이상 제 무게를 가눌 수 없어서인지
바닥에 몸을 눕히더니
이내 코를 골기 시작한다
행복한 돼지의 잠
이런 잠을 나는 돼지에게서만 본 게 아니다
어느 중산층의 가정에서도 본 적이 있다
296일수능미적분.pdf
1.04MB
296일수능기하.pdf
1.04MB
296일수능확통.pdf
1.01MB
반응형
'일일학습 > 수능일일학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98) (0) | 2022.09.11 |
---|---|
[고3,수험생]수능대비일일학습(297) (0) | 2022.09.10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95) (0) | 2022.09.08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94) (0) | 2022.09.07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93) (0) | 2022.09.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