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木具)
백석
오대(五代)나 나린다는 크나큰 집 다 찌그러진 들지고
방 어득시근한 구석에서 살독과 말쿠지와 숫돌과 신뚝
과 그리고 옛적과 또 열두 데석님과 친하니 살으면서
한 해에 몇 번 매연지난 먼 조상들의 최방등 제사에
는 컴컴한 고방 구석을 나와서 대멀머리에 외얏맹건을
지르터 맨 늙은 제관의 손에 정갈히 몸을 씻고 교우 위
에 모신 신주 앞에 환한 촛불 밑에 피나무 소담한 제상
위에 덕 보탕 식혜 산적 나물지짐 반봉 과일들을 공손하
니 받들고 먼 후손들의 공경스러운 절과 잔을 굽어보고
또 애끊는 통곡과 축을 귀애하고 그리고 합문 뒤에는 흠
향 오는 구신들과 호호히 접하는 것
구신과 사람과 넋과 목숨과 있는 것과 없는 것과 한
줌 흙과 한점 살과 먼 옛조상과 먼 훗자손의 거륵한 아
득한 슬픔을 담는 것
내 손자의 손자와 손자와 나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의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으 할아버지와……
수원 백씨(水源白氏) 정주 백촌(定州白村)의 힘세고 꿋꿋
하나 어질고 정 많은 호랑이 같은 곰 같은 소 같은 피의
비 같은 밤 같은 달 같은 슬픔을 담는 것 아 슬픔을 담
는 것
반응형
'일일학습 > 수능일일학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41) (0) | 2022.07.16 |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40) (0) | 2022.07.15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38) (0) | 2022.07.13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37) (0) | 2022.07.12 |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36) (0) | 2022.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