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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학습/수능일일학습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05)

by 한량이 되고싶다 2022. 6. 10.

상쾌한 아침

김소월

 

무연한

벌 위에 들어다 놓은 듯한 이 집

또는 밤새에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아지 못할 이 비.

新開地에도 봄은 와서 가냘픈 빗줄은

뚝가의 어슴푸레한 개버들 어린 엄도 축이고,

난벌에 파릇한 뉘 집 파밭에도 뿌린다.

뒷 가시나무밭에 깃들인 까치떼 좋아 지껄이고

개굴가에서 오리와 닭이 마주 앉아 깃을 다듬는다.

무연한 이 벌 심어서 자라는 꽃도 없고 메꽃도 없고

이 비에 장차 이름 모를 들꽃이나 필는지?

장쾌한 바닷물결, 또는 구릉의 미묘한 기복도 없이

다만 되는 대로 되고 있는 대로 있는 무연한 벌!

그러나 나는 내버리지 않는다. 이 땅이 지금 쓸쓸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금, 시원한 빗발이 얼굴에 칠 때,

예서뿐 있을 앞날의 많은 변전의 후에

이 땅이 우리의 손에서 아름다워질 것을! 아름다워질 것을!(삼천리, 193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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