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엠・에쓰
김소월
평양에서 나신 인격의 그 당신님
제이·엠·에쓰
덕 없는 나를 미워하시고
재조 있던 나를 사랑하셨다.
오산 계시던 제이·엠·에쓰
십년 봄 만에 오늘 아침 생각난다.
근년 처음 꿈 없이 자고 일어나며
자그만 키와 여윈 몸매는
달은 쇠끝 같은 지조가 튀어날듯
타듯하는 눈동자만이 유난히 빛나셨다.
민족을 위해서는 더도 모르시는
열정의 그님
소박한 풍채, 인자하신 옛날의 그 모양대로
그러나 아아, 술과 계집과 이욕에 헝클어져
십오 년에 허주한 나를
웬일로 그 당신님
맘속으로 찾으시오 오늘 아침?
아름답다. 큰 사랑은 죽는 법 없어
기억되어 항상 내 가슴 속에 숨어 있어
미쳐 거츠르는 내 양심을 잠 재우리.
내가 괴로운 이 세상 떠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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