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19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6) > -김남주 노예라고 다 노예인 것은 아냐 자기가 노예라는 것을 알고 그게 부끄러워서 참지 못하고 고개를 쳐들고 주인에게 대드는 자 그는 이미 노예가 아닌 거야 보라고 옛날 옛적 고려적에 칼에 맞아 죽을지언정 항복은 하지 않겠다 기어코 개경에까지 쳐들어가 권귀들의 목을 베고 빼앗긴 재물을 도로 찾겠다 이렇게 다짐하고 들고일어섰던 망이와 망소이를 보라고 이렇게 노예이기를 마다한 그 순간부터 그들은 이제 노예가 아닌 거야 보라고 또 총칼로 왕후장상이 되고 안되고 했던 그런 시절에 왕후장상이 따로 있는가 때를 만나면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노예들이라고 해서 모진 매질 밑에서 일만 하고 살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노비문서를 불에 태우고 이 땅에서 천민을 없애고 나면 우리도 왕후장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 2022. 8. 20. [수학2]중간고사대비 단원별 문제 2020년 경기남부학교시험지로 만든 자료입니다. 범위: 함수의 극한부터 미분끝까지 2022. 8. 19.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5) > -김남주 아기 고집은 황소고집보다 세다 그 고집 엄한 아버지의 매로도 꺾을 수 없고 그 고집 다정한 어머니의 달램으로도 누그러뜨릴 수 없다 한번 토라졌다 하면 하고 싶은 일 하게 할 때까지 먹고 싶은 것 먹게 할 때까지 꺾이지 않는 그 고집 아기 고집 독재자 아니면 꺾을 자 없다 독재자가 휘두르는 칼 아니고는 2022. 8. 19.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4) > -김남주 영덕에 가면 영덕게 없다 영광에 가면 영광굴비 없다 제주에 가면 제주돔 없다 무심한 바다 짠물에 두 눈 씻고 보면 선창가 어물전이나 어부집 처마밑에 영덕게 같은 것 영광굴비 같은 것 제주돔 같은 것 하나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십중팔구 어디서 굴러온지 모르는 가짜이거나 팔려가지 못한 병신이기 십상이다 그러면 어디에 있는가 진짜는 서울에 있다 매끈하고 잘생긴 것은 모두 고급요정이나 상류호텔에 있다 사람도 매한가지다 시골에 가면 산에 들에 달덩이 같은 처녀 없다 서울에 다 있다 술집에 호텔에 2022. 8. 18.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3) 육법전서와 혁명 김수영 기성 육법전서를 기준으로 하고 혁명을 바라는 자는 바보다 혁명이란 방법부터가 혁명적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쌍한 백성들아 불쌍한 것은 그대들뿐이다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는 그대들뿐이다 최소한도로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해도 될까 말까 한 혁명을---- 불쌍한 것은 이래저래 그대들뿐이다 그놈들이 배불리 먹고 있을 때도 고생한 것은 그대들이고 그놈들이 망하고 난 후에도 진짜 곯고 있는 것은 그대들인데 불쌍한 그대들은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다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항간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다 보라 금값이 갑자기 8,900환이다 달.. 2022. 8. 17.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2) > -김남주 한파가 한 차례 밀어닥칠 것이라는 이 겨울에 나는 서고 싶다 한 그루의 나무로 우람하여 듬직한 느티나무로는 아니고 키가 커서 남보다 한참은 올려다봐야 할 미루나무로도 아니고 뼈까지 하얗게 드러난 키 작은 나무쯤으로 그 나무 키는 작지만 단단하게 자란 도토리나무 밤나무골 사람들이 세워둔 파수병으로 서서 다부지게 생긴 상수리나무 감나무골 사람들이 내보낸 척후병으로 서서 싸리나무 옻나무 나도밤나무와 함께 마을 어귀 한구석이라도 지키고 싶다 밤에는 하늘가에 그믐달 같은 낫 하나 시퍼렇게 걸어놓고 한파와 맞서고 싶다 2022. 8. 16.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1) > -김남주 감옥이 열리고 길도 따라 내 앞에 열려 있다 세 갈래 네 갈래로 어느 길로 들어설 것인가 불혹의 나이에 나는 어느 길로도 선뜻 첫발을 내딛지 못한다 농사나 지을까 나로 인해 화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들녘으로 가서 시나 쓸까 이 세상 끝에라도 가서 쉬었다나 갈까 어디 절간 같은 데라도 가서 별생각이 다 떠오른다 그러나 세상은 내 좋을 대로 하라고 내버려두지 않는다 자꾸만 자꾸만 내 등을 밀어 사람들 속으로 집어넣는다 오늘도 나는 어느 집회에 가야 한다 가서 세상이 한번 뒤집히기를 요구하는 사람들 앞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시를 읽고 말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쓰디쓴 입맛을 다셔야 할 것이다 사물의 핵심을 찌르지 않고 비껴가는 내 시와 말이 비겁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한때 핵심을 비껴가.. 2022. 8. 15.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69) > -김남주 우리 아빠 굴속에서 나올 때쯤 되면 우리 엄마 앉았다 일어섰다 가만있지를 못합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신을 신고 옆집 철홍이네 엄마한테 가서 연탄불 부탁하고 날 데리고 우리 엄마 허둥지둥 탄광 쪽으로 가는 길 검은 길 까끄막길을 오릅니다 해 저물어 저만큼 캄캄한 굴속에서 새까만 얼굴의 광부 아저씨들이 나오면 탄차에 우뚝 선 우리 아빠 얼굴이 보이고 우리 엄마 나를 꼭 껴안고 길게 한숨을 쉽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즐거운 길 아빠는 엄마에게 달그락거리는 빈 도시락을 건네주고 날마다 날마다 하신 말씀 또 합니다 오늘은 암도 다치지 않았어 조금만 더 참읍시다 그러고는 하늘 높이 기운차게 나를 안아올립니다 그러면 나는 우리 아빠 가슴에 안겨 탄가루 자욱한 얼굴을 자꾸만 자꾸만 문지르고 이윽고 .. 2022. 8. 14.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270) > -김남주 저 사람들이 그 사람들인가 옆구리에 하나씩 여자를 꿰차고 술집과 술집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저 사람들이 그동안 사십 몇년 동안 나의 자유를 지켜준 사람들인가 저 사람들이 그 사람들인가 Try burning this one 이라고 씌어진 글씨와 그 밑에 성조기를 그린 내의를 걸친 저 사람들이 앞으로도 영원히 나의 평화를 지켜줄 사람들인가 어젯밤 나는 동두천에 있었다 밤은 불야성을 이루고 환락의 도가니 속에서 나는 물었다 내 자신에게 1946년 성조기 아래서 태어났던 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고 이날이때까지 자학과 광기 없이 나는 조국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던가 가위눌려 악몽에 시달리지 않고 나는 내 조국의 자유를 노래할 수 있었던가 감시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체포와 구금과 투옥의 밤을 의식하지.. 2022. 8. 13.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