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19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7) 먼 後 日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2022. 9. 30.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6) 죄와 벌 김수영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 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40명 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 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2022. 9. 29. [고3, 수험생] 수능대비 일일학습(315) > -김남주 바깥세상이 시끄러운지라 수학문제를 풀던 선생님이 잠시 분필을 놓으시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려는데 학생 하나 벌떡 일어나 소리지른다 --- 선생님 공부나 합시다 --- 때는 맑고 푸른 가을인지라 영어문제를 풀던 선생님이 잠시 분필을 놓으시고 우리 말 고운 시 하나 읊으려 하자 학생 하나 벌떡 일어나 소리지른다 --- 선생님 공부나 합시다 --- 이런 학생 나중에 무엇이 될까 세상 모르고 공부만 하여 남보다 수학 문제 하나 더 빨리 풀어 일등하여 일류대학 들어간들 무엇이 될까 이런 학생 나중에 시집 한 권 아니 읽고 공부만 하여 남보다 영어 단어 하나 더 많이 외어 우등으로 일류대학 들어간들 그런 학생 졸업하고 세상에 나오면 시끄러운 세상에 나와 높은자리에 앉게 되면 말끝마다 입으로 학생은 공.. 2022. 9. 28. [고3]34미니모의고사(3) 고3 미니 모의고사 난이도 정답률 20%-50% 3점 4점 문항 수학1 5문항 수학2 5문항 미적분 5문항 2022. 9. 27.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4) > -김남주 시골길이 처음이라는 내 치눅는 흔해빠진 아카시아 향기에도 넋을 잃고 촌뜨기 시인인 내 눈은 꽃그늘에 그늘진 농부의 주름살을 본다 바닷가가 처음이라는 내 친구는 낙조의 파도에 사로잡혀 몸둘 바를 모르고 농부의 자식인 내 가슴은 제방 이쪽 가뭄에 오그라든 나락잎에서 애를 태운다 뿌리가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른 가난한 시대의 가엾은 리얼리스트 나는 어쩔 수 없는 놈인가 구차한 삶을 떠나 밤별이 곱다고 노래할 수 없는 놈인가 2022. 9. 27.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3) > -김남주 어머니가 아들을 낳고 아들이 어머니를 낳았습니다 이소선 여사가 그 어머니고 전태일 열사가 그 아들입니다 나는 혹사의 노역장으로 노동자를 내모는 자본의 세계에 살면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아들에 그 어머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상복을 입고 불에 타 죽은 아들의 사진을 껴안고 오열하는 이 여인이 그 어머니인가 목놓아 흐느끼는 모습이 험한 세상에 자식을 빼앗기고 가파른 인생을 사는 우리네 어머니들과 꼭 닮았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여 자식의 죽음으로 다시 태어난 천만 노동자의 어머니여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자식이 굴리다 굴리다 힘에 겨워 못다 굴린 삶의 무게를 그 무게를 머리에 이고 당신이 걸었던 고난의 길을 그 길의 시작과 끝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길에는 끝이 있습니다 나도.. 2022. 9. 26. [고3, 수험생]수능대비일일학습(312) > -김남주 꽃과 과일로 장식한 안주상이 들어오고 술병을 가슴에 품은 밤의 선녀들이 춤추듯 미끄러지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분홍치마에 노랑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들어오기가 무섭게 옷부터 벗기 시작했다 옷고름을 풀고 저고리를 벗고 봉긋하게 솟은 젖가슴의 덮개를 걷어내고 허리께로 손이 가는가 싶더니 치마가 소리도 없이 발목까지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들 선녀들은 최후의 은신처에서 꽃잎 모양의 삼각천을 떼어내더니 일제히 괴성을 지르며 하늘 높이 내던졌다 그러자 초저녁부터 지상에 내려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선남들도 일제히 술잔을 치켜들고 부라보를 연호했다 요란스럼 초야의 의식이 끝나자 선남선녀들은 술잔과 입술을 주고받고 옛부터 내려오는 음담과 패설을 주고받고 인구에 회자하는 노래를 주고받고 하다.. 2022. 9. 25.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1) > -김남주 나를 보더니 보자마자 고선생이 남주야 남주야 다급하게 부르더니 다짜고짜 나를 데리고 근처 다방으로 갔다 거기 어디 구석지고 으슥한 데에 나를 앉혀놓고 은밀하게 타일렀다 너 말이야 앞으로 조심 좀 있어야겠더라 어제 말이야 우연히 저쪽 사람 하나를 만났는데 말이야 그 사람 말을 그대로 옮겨볼 것 같으면 말이야 감옥에서 나와서까지 남주가 그런 식으로 말을 하고 다니고 그런 식으로 글을 쓰고 하면 우리들이 곤란하다고 그러더라 출옥하고 나서 그동안 2년 동안 나는 이런 소리를 여러 차례 들어왔다 기원이를 만나러 검찰청에 갔다 온 시영이한테도 들었고 무슨 일로 남영동에 갔다 왔다는 수택이한테도 들었고 달포 전에는 남산 어딘가에서 들었다면서 형식이가 밤중에 전화까지 해줬다. 고선생과 헤어지고 나는 곧장 .. 2022. 9. 24. [고3, 수험생]수능대비 일일학습(310) > -김남주 바르게 걷는 자를 가장 빠르게 가장 쉽게 가려내기 위해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마침내 국왕은 중신회의 끝에 신통한 수를 하나 얻게 되었으니 바로 걷는 자를 색출하기 위해 모든 사람을 거꾸로 걷게 하는 법령을 내렸다 그리하여 포도청은 나라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만백성이 밀고자가 되기를 요구했다 바로 걷는 자를 보고도 모른 체하거나 제 집에 숨겨준 자가 있으면 그도 역적으로 몰아 바로 걷는 자와 함께 까막소에 넣었다 바로 걷는 자의 가족 중 관직에 있는 자는 쫓아냈고 그 자손들은 영원히 공직에 오르지 못하게 했다 그 당시에도 오늘날과 같은 사법제도가 있었는바 판사는 검사의 사돈지간이었고 검사는 판사의 사돈지간이었다 그 무렵에 성이 어(魚)가이고 이름이 무적(無跡)이란 자가 있었다 성 그대로 .. 2022. 9. 23.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