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레 >>
-김남주
타고난 양반이었기에 너의 아버지는
손에 흙 한 줌 안 묻힌 부자였고
타고난 상놈이었기에 나의 아버지는
나이 마흔에 허리가 구부러졌고
손가라이 쇠갈퀴가 되도록 흙을 파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잣집 자식으로 태어난 너는
시도 때도 없이 꿀맛처럼 달콤한 강정을 빨았고
가난의 자식으로 태어난 나는
때묻은 손가락이나 더럽게 빨아야 했다
나는 보았다 내 어린 시절에
상놈의 딸을 사고 파는 양반들을
나는 보았다 내 어린 시절에
남의 아내 희롱하고 겁간하고도
탈없이 잘도 사는 부자들을
나는 보았다 내 어린 시절에
양반의 도덕에 감히 어쩌지 못하고
제 마누라한테나 화풀이를 하는 상놈들을
나는 보았다 내 어린 시절에
부자의 윤리에 그 가슴에 낫을 꽂고
까막소로 끌려가는 가난뱅이 자식들을
그렇다 양반들로부터 부자들로부터
우리 상놈들이 가난뱅이들이 받아본 것이라고는
곰방대를 두드려내리는 호령소리뿐이었다
종아리에서 시퍼렇게 멍드는 채찍뿐이었다
걸레처럼 엉덩짝에서 찢어지는 곤장뿐이었다
삶
종놈의 삶
가난의 삶
거기에는 치욕이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는 모욕이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는 굴욕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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