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눈물 >>
-김남주
우리 아빠 굴속에서 나올 때쯤 되면
우리 엄마 앉았다 일어섰다 가만있지를 못합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신을 신고
옆집 철홍이네 엄마한테 가서 연탄불 부탁하고
날 데리고 우리 엄마 허둥지둥 탄광 쪽으로 가는 길
검은 길 까끄막길을 오릅니다
해 저물어 저만큼 캄캄한 굴속에서
새까만 얼굴의 광부 아저씨들이 나오면
탄차에 우뚝 선 우리 아빠 얼굴이 보이고
우리 엄마 나를 꼭 껴안고 길게 한숨을 쉽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즐거운 길
아빠는 엄마에게 달그락거리는 빈 도시락을 건네주고
날마다 날마다 하신 말씀 또 합니다
오늘은 암도 다치지 않았어 조금만 더 참읍시다
그러고는 하늘 높이 기운차게 나를 안아올립니다
그러면 나는 우리 아빠 가슴에 안겨
탄가루 자욱한 얼굴을 자꾸만 자꾸만 문지르고
이윽고 검은 눈물이 아빠의 뺨을 타고 방울져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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